
멋쟁이 신앙
멋쟁이 신앙
이제는,
조직의 일원이 아니라,
짓누르는 책임감이 아니라,
생각이 자유롭고 마음이 넉넉한
신앙인으로 살다가
그 걸음 어느 길목에서
얼굴과 얼굴로 우리 주님을
뵙고 싶단 생각을 문득문득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그만큼 살아온 내 인생의 명예이고
빛나는 영광일 것이란 생각을
오랜 세월 해왔습니다.
함께 살아온 조직이나
붙잡고 지탱해온 신학을
내던진다는 말이 아닙니다.
내 신학의 영역을, 주신 자유의 울타리를
넓혀 살고 싶은 것입니다.
하늘로부터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산다던 사도 바울도
아마 그런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 하늘로부터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그는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
얼마나 잘했나 업적도 아니고,
누가 누가 잘하나 견주기도 아니고,
누가 맞고 틀리나 패싸움도 아니고.
비천이든 풍부든. 배부름이든
배고픔이든. 풍부든 궁핍이든.
지금 이곳의 나의 삶을
은총으로 받고
그것을 누리는 것은
능력 주시는 주님 안에서 우리가 얻은
족한 은혜입니다.
신자는,
닥쳐오는 이 땅의 하루하루를 그렇게
고급스럽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이 땅의
멋쟁이들입니다.
내일도 어김없이 주의 날인데,
강단에 서는 이나
강단 아래로 모여드는 모든 이에게
고개 당당히 들고
어깨 활짝 펴고
얼굴 환하게 웃는
주의 은총이 임하기를.
(2021. 3. 27.)